클라우드가 주는 산업 구조 개편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국가정보화사업을 업으로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KLIS, 국가공간정보통합체계(이하 국통), UPIS 등 국토정보시스템의 기반 인프라 구성은 많은 의문점이 들게 한다. 국토정보시스템의 기반 인프라가 고마운 것은 수많은 서버로 인해 많은 유지관리 항목이 많은 것,
황당한 것은 굳이 저리 많은 장비가 필요했는지 여부, 화가 나는 것은 내가 낸 소중한 세금이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 비용 명목으로 외국 기업으로 나간다는 것,
여기까지 생각이 도달하면, 언론에 공개되는 보도자료가 말하는 것처럼 공간정보산업은 일자리를 만들고 있는가 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게 된다.

국가공간정보통합체계(이하 국통)는
전통적으로 중앙정부, 지자체에서 업무별로 GIS시스템을 개별 구축하여 공간정보의 공유 및 활용도가 낮고 중복투자 문제 등이 발생했다. 이에 대한 개선으로 국통은 국가가 보유한 공간정보를 연계 또는 통합하여 공동 활용하기 위한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구축되었다. 

국통은 중앙센터시스템을 기준으로 200개 이상의 기초자치단체, 15개 이상의 광역자치단계, 중앙부처가 EAI를 통해 행정망 내에서 연계되는 시스템 구성을 가진다.
EAI 연계는 정보 송수신 측에 있어 EAI Adapter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국통에 포함되는 개별 기관의 국통 인프라는 EAI 서버를 시작으로 차이는 있겠지만, 자료처리서버, GIS 서버, 데이터베이스 서버, 저장서버(또는 스토리지) 등 다수의 서버 자원을 포함한다.
구성 특성에 따라 물리서버를 이용하든 가상서버를 사용하든 하겠지만, 중앙센터시스템을 빼더라도 2,000개 이상의 서버로 구성되어 있음이 추정된다.
물리서버라면 대부분 HP, IBM, DELL의 장비 일 것이고, 가상화 서버라면 기반 소프트웨어는 VMWare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국가정보화예산 중 유지관리 예산에서 실제 이들 장비의 유지관리 비용으로 일정 부분 소요된다.
일반적으로 서버가 감가상각되는 기간이 5년이라고 할 때, 그 5년 동안 장비에 대한 유지관리 비용 및 예비 파트 비용이 지속적으로 소요되고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하여 일정 기간 사용 후 장비 교체 수요가 발생한다. 100% 외산인 서버 장비의 경우 유지관리비용의 최대 수혜자는 결국 글로벌 서버 제조사일 수 밖없다. 
또한 가상화서버를 이용할 경우에도 상용 SW 등의 패치를 위한  비용 등은 지속적으로 지불될 것이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각 자치단체 별로 해당 시스템의 유지관리를 위한 제안요청서가 나라장터에 공개된다. 자급율이 낮은 대부분의 자치단체는 이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사용율과 비교할 때 그리 효율성이 높은 비용은 아닐 것이다.
심각한 문제는 이런 류의 시스템이 비단 국통 뿐만 아니라 KLIS, UPIS, 도로명주소 등 GIS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거의 대부분이 이와 비슷한 구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국통을 포함한 국토정보시스템을 구성하는 물리적 서버 갯수 만으로도 이미 공간정보 전용 클라우드 운영의 타당성이 성립된다.

물리 서버를 제작하는 국산 기술력이 낮다거나 또는 국내 시장이 작아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등의 사유는 존재하겠지만, 적어도 서버 위에 설치되는 가상화 등의 SW영역 뿐이라도 국산SW가 사용되기를 조심스레 바라본다.
공공 부문이 국산SW를 외면한다면 관련 기술의 발전 및 산업 생태계 형성을 기대할 수 없다. 현재처럼 공공부분 대부분의 정보전산담장자가 외산SW를 선호하는 환경, 어쩔 수 없을 때 국산 SW를 선택하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보화사업을 진행하다보면 대부분의 정보운영실 담당자는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VMWare, Oracle 등을 얘기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시스템이 국산 SW를 외면하면 절대 국산 SW산업은 발전 할 수 없다.
또한 최근의 화웨이 문제에서 드러나듯이 정보시스템을 구성하는 개별 요소의 국산화는 외교 무대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수단이다.

물론 개발자들의 외산SW 선호도 문제이다. 개발자 스스로 공공부문에서라도 불편하지만 국산SW 환경에서 개발을 수행하는 것이 내 가치(수행 단가)를 올리는 가장 빠른 길임을 공감했으면 하면 바람을 가지고 있다.

결국 필자가 공간정보분야의 클라우드를 주장하는 이유는 공간정보 관련 정보시스템의 기반 인프라를 구성하는 물리적 서버 등 장비의 갯수를 줄이고,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을 위한 SW 스택을 국산을 통해 이행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절약되는 비용만큼을 공간정보 응용 서비스를 개발하고 유지하는 비용으로 사용한다면, 지금보다 좋은 품질의 데이터 및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는 것이다.

길었지만 개인적 견해를 밝히자면, 다음과 같다.

1. 국통의 본 취지를 재해석하여 모든 기반 인프라는 한 곳으로 모은다.
2.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써 국토정보 전용 클라우드를 구축하여 물리적 외산서버의 갯수를 최대한 줄인다.
3. 클라우드 관리 및 운영 SW는 기반기술의 축적을 위하여 국산SW를 적용한다.
4. 클라우드에 탑재하여 동작하는 GIS SW, 연계 SW, DBMS 등도 철저히 국산 SW를 적용한다.
5. 국산 SW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외산 SW가 아닌 공개SW를 사용한다.
6. 국통 또는 다른 시스템 운용을 위한 SW 요구조건을 명세화하여 이를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서비스 카탈로그로 관리하고,
7. 이러한 요구조건을 만족하는 어떠한 국산SW라도 클라우드의 서비스 카탈로그로 등록한다.
8. 사용자는 서비스 카탈로그에 등록된 국산SW를 선택하여 개별(지자체) 시스템을 구성하도록 한다.
9. 이를 통해 국산SW의 판로를 제공해 주고, GIS업체가 정보화 사업이 아닌 솔루션 판매를 통한 매출구조를 가져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실은 너무 어려운 얘기를 했습니다. Oracle, ESRI, VMware 등을 배재하고, 기반 인프라 구성을 얘기하는 것은 어쩌면 말도 안되는 주장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을 테니..... 역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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